지난해 역대 최대 경영실적을 낸 현대자동차·기아가 직원들에게 1인당 400만원 이상의 특별성과급을 다음달 3일 지급한다. 지난해 말 임금 및 단체협상을 통해 2000만원 상당의 성과급을 지급한데 이어 비슷한 성격의 성과급을 또 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사업 목표를 초과 달성하기 위한 동기 부여의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조합원들과 63일간 투쟁(연쇄 1인 시위 등)을 통해 당당하게 특별 성과급을 쟁취했다”며 “노사관계 3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17일 현대차는 직원 1인당 400만원과 주식 10주(무상주 또는 우리사주 선택)를 다음달 2일 지급하기로 했다. 기아는 1인당 400만원에 주식 24주(4월3일 지급)를 주기로 했다. 다음달 2일 기준으로 입사 후 2개월 이상 근무한 정규직 직원이라면 누구나 받게 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상반기에 보다 역량을 집중해 최대 생산 및 판매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이날 “브랜드와 고객가치 혁신을 중심에 놓고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전했다. 현대차·기아는 계약직과 사내 협력사 근로자에겐 별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성과급 등을 지급한다.
사측은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는 이유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최대를 달성했고, 글로벌 주요 수상에 자사 차량이 오르는 등 성과를 크게 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이미 ‘최대 영업실적 달성’이라는 이유로 1인당 2000만원의 성과급을 이미 줬다”며 “세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같은 이유로 특별성과급을 주는 것은 그동안 없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기아의 성과급 논란은 재작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측이 2021년 11월 연구·사무 직군 중 상위 10%가량의 직원들에게 1인당 ‘탤런트 리워드’ 500만원을 지급하자 노조가 들고 일어났다. 결국 지난해 3월 현대차·기아는 1인당 400만원의 특별 격려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말 임단협을 통해 2000만원 상당의 성과급은 이와 별개로 또 줬다.
하지만 노조는 아직도 “정당한 분배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단체교섭에서는 실적에 걸맞은 성과 분배가 필요하다”며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에서 최대 성과에 준하는 분배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기아 직원들에게만 지급한 특별보상금을 전체 계열사 노조가 요구할 가능성도 커졌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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