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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의 인프라 개발을 대행하는 지방정부융자기구(LGFV) 부채에서 위험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이 부채는 1경원 이상으로 추정돼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육박한다. 부동산과 금융이 얽혀 있어 중국발 ‘리먼브러더스 사태’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GFV 조달 자금은 54억위안(약 1조200억원) 순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LGFV의 분기별 조달 자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S&P 자료가 있는 2019년 이후 처음이다.
LGFV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지방정부의 토지 등 자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융자를 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한다. 이 자금으로 도로, 항만 등 인프라 투자 사업을 진행하고, 해당 시설 운영 수익으로 채무를 상환한다. 대부분 사업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새로운 대출 또는 회사채로 ‘돌려막기’하는 게 현실이다. 부동산개발업체와 함께 중국 회사채 시장의 양대 발행 주체로 꼽힌다.
LGFV의 조달 자금이 순감했다는 것은 채권 발행, 은행 대출 등으로 확보한 신규 자금보다 상환한 자금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이는 부실 LGFV에 대해 은행이 대출을 줄이고, 금융시장에서도 LGFV 회사채가 잘 팔리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LGFV가 신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 또는 부도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금융권으로 전이될 수 있다. 로라 리 S&P 애널리스트는 “LGFV의 재융자 실패가 지속되고 정부 재원 투입이 늦어지면 대규모 디폴트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LGFV의 총부채 규모는 추정치만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0년 기준 53조위안(약 1경23조원), 노무라홀딩스는 45조위안으로 추정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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