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로테르담을 가로지르는 니우어마스강에는 수상 목장 ‘플로팅 팜’이 있다. 한강의 세빛섬과 같은 형태의 건축물에선 젖소 40마리가 자란다. 가축을 사육할 토지가 부족해질 경우에 대비해 강 위에서 소를 키우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있다.
세계 농업 강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술 혁신의 모습이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인한 농산물 가격 급등 등에 따라 식량이 ‘제2의 석유’로 부각되면서 농업 강국 간 첨단기술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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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농축산업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농기계업체 존디어는 지난달 ‘CES 2023’ 개막식에서 논밭에 스스로 비료를 뿌리는 로봇 비료살포기 ‘이그젝트샷’을 선보였다. 존 메이 존디어 최고경영자(CEO)는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씨앗이 심어진 곳을 식별해 정확한 위치에 비료를 뿌려준다”며 “비료 사용량의 60%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대표 키위 생산·판매업체인 제스프리는 올해 수확 로봇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뉴질랜드 와이카토대가 개발한 이 로봇은 나무 사이를 저속 주행하며 과일을 쓸어 담는다. 이보라 KOTRA 오클랜드무역관 과장은 “뉴질랜드 최대 농업박람회인 필데이즈에서도 자동수확 로봇이 큰 주목을 받았다”고 했다.
뉴질랜드 북부의 캔터베리 목장에선 양 1만 마리, 소 600마리, 닭 400마리에 전자태그를 부착했다. 무선주파수를 활용해 동물을 식별하고 위치를 추적하며 다양한 건강상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식량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세계 시장이 연결되면서 농업 강국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 소장은 “향후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면 글로벌 패권 경쟁은 석유에서 식량 공급망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한국도 농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드니·오클랜드=강진규/로테르담=김소현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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