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저명한 교수가 중학생들을 상대로 나선 특강에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가 강연을 제지당하고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20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허페이 사범대 천훙여우 교수는 지난 18일 오후 안후이성 루장중학교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선 특강에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며 "돈이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준비한 수업 자료가 화면에 뜨지 않자 즉흥적으로 한 발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천 교수는 또 학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유전자와 결합해 더 강력한 유전자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도 발언했다.
그러자 한 학생이 돌연 연단에 올라와 천 교수의 마이크를 뺏은 뒤 "천 교수의 눈에는 오로지 돈만 있고, 그는 돈을 좇으라고 하며 외국을 맹목적으로 숭배한다"며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 역시 "옳소"라고 박수를 치면서 학생의 주장에 동조했다.
이에 천 교수는 강연을 끝마치지 못하고 연단에서 내려왔다. 관영 매체들은 마이크를 뺏은 학생의 행동은 비판하면서도 천 교수 주장에 맞선 학생들의 사고가 성숙해졌다고 호평했다. 또 기성세대의 일방적인 교육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지 누리꾼들 역시 "용기 있는 행동", "교수를 반박할 수 없게 했다" 등 힘을 보탰으며, 해당 중학교 측도 학생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지 교육 당국은 조사팀을 파견해 학교 관계자들을 문책하고 천 교수를 조사해 적절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허페이 사범대는 천 교수가 맡았던 강의를 휴강시켜 사태 진화에 나섰다. 천 교수는 "파워포인트(PPT)가 작동되지 않아 어수선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가벼운 농담조로 했던 얘기"라며 "일부 내용이 부적절했지만, 학생들이 노력해 운명을 바꾸고, 전국 더 나아가 세계로 나가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휴강으로 수업이 중단돼 집에서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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