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발사 1시간17분 만인 8시17분 관영매체로 이날 쏜 미사일이 ‘600㎜ 초대형 방사포’라고 밝혔다. 600㎜ 방사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포로, SRBM으로 분류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인민군 서부전선 장거리포병부대 해당 방사포병구분대가 20일 오전 7시 방사포 사격 훈련을 진행했다”며 “600㎜ 방사포를 동원해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계산된 395㎞와 337㎞ 사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해 방사포탄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통신은 방사포와 관련,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 수단”이라며 “네 발의 폭발 위력으로 적 작전비행장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의 주요 비행장을 타깃으로 방사포가 배치돼 있음을 알렸다는 평가다. 이날 북한이 쏜 방사포의 비행거리(390여㎞ 및 340여㎞)는 발사원점(숙천)에서 각각 군산 미 공군기지, 청주 공군기지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다만 600㎜ 방사포가 핵탄두 탑재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은 작다는 게 우리 군의 판단이다. 군 관계자는 “탄두의 직경과 중량이 소형화돼야 하는데, 그 기술을 달성했는지가 관건”이라며 “(방사포에 핵을 탑재하려면) 추가적인 핵실험이 필요하지 않겠나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의 연합연습·훈련이 본격 시작되는 이번주 이후 북한의 도발이 반복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미는 22일 미국 워싱턴DC 국방부(펜타곤)에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하고, 다음달 중순에는 대규모 연합 군사연습(프리덤실드)을 계획하고 있다. 화성-15·17형 등의 정상 각도(35~45도) 시험발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상 각도로 쏘는 시험을 하면 일본을 지나 태평양에 떨어뜨리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태평양을 향한 무기는 중거리급 이상 미사일 발사를 의미한다”며 “‘미국의 행동 성격’을 조건부로 달았지만, 사실상 중거리급 이상의 미사일 발사 시험을 다수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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