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브랜드들이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구매 트렌드가 확산한 데다 온라인 구매에 만족한 고객 사이에 입소문이 퍼진 영향이다. 대리점에서 자동차를 실물로 보고 구매하던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7개 브랜드, 온라인 판매 진행
2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를 필두로 BMW, 르노, 메르세데스벤츠, 폴스타,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등은 한국에서 온라인 차량 판매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 판매의 신호탄은 2017년 국내에 진출한 테슬라가 먼저 쏘아올렸다. 100%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판매하는 테슬라의 성공 방정식이 각 브랜드로 퍼지고 있다.테슬라에 이어 BMW는 2019년 말 온라인 숍을 개설하고 월별로 한정판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르노는 2020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한정 수량을 온라인으로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엔 모든 차량을 온라인 계약으로 판다. 벤츠도 2021년 온라인 스토어를 열었다. 딜러가 등록한 매물을 소비자들이 계약을 걸고 딜러와 본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우선 부분적으로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갖춰놓고, 소비자 반응에 따라 이를 점차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테슬라처럼 완전히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폴스타는 지난해 1월 출시한 ‘폴스타 2’를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GM도 판매가 1억원에 육박하는 픽업트럭 GMC 시에라를 100% 온라인 판매한다. 혼다는 올 상반기에 시승 예약부터 계약, 결제까지 구매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플랫폼을 내놓기로 했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에선 현대자동차가 광주글로벌모터스에 위탁 생산하는 소형 SUV 캐스퍼를 전량 온라인 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는 이유는 비용 절감이 목적이다. 일정 마진을 떼어줘야 하는 딜러를 통한 판매보다 온라인 판매가 영업이익률 개선에 도움이 된다. 소비자 반응을 데이터화할 수 있어 판매 전략을 짜는 데도 수월하다. 최근 유튜브 등 영상 매체를 통한 각종 시승기가 많아지면서 딜러를 통해 차량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아도 되는 문화가 확산된 점도 한몫한다.
10명 중 3명, “온라인 구매할 것”
온라인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국민대 자동차서비스연구소, 리서치 기업 엠브레인, 보험개발원,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조사한 ‘2022년 하반기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감지된다.
설문 대상인 수입차 운전자 1100명 가운데 온라인으로 수입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2.3%에 달했다. 지난 조사인 30.8%보다 소폭 늘었고, ‘보통’이라는 답도 32.5%에서 34.0%로 증가했다. 의향이 없다는 답은 같은 기간 36.7%에서 33.7%로 소폭 줄면서 의향이 있다는 비중과 비슷하게 나왔다.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장벽은 있다. 온라인 구매 의향이 없는 이유를 묻는 말엔 ‘문제없는 차량이라는 신뢰가 가지 않아서’를 꼽는 응답이 25.6%로 가장 많았다. 지난 조사인 34.7%보다 줄었지만,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개선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개인정보 노출 불안’, ‘계약 외 과정의 어려움’, ‘옵션 선택의 어려움’ 등은 각각 20.5%, 19.1%, 11.3%로 지난 조사보다 소폭 높아졌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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