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이 8년 연속 적자(2014~2021년)를 끊어내고 올해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남 창원공장과 인천 부평공장에 총 1조원 넘게 투자해 ‘턴 어라운드’의 터전을 닦았다. 이들 공장에서 생산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트랙스 등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기 위해 연 50만 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으로 기반을 마련한 터라 올해엔 회사의 오랜 목표인 경영 정상화를 확실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GM 한국사업장이 올해 흑자 전환을 확실시하는 이유는 올해부터 생산에 나서는 트랙스가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GM은 창원공장에 9000억원, 부평공장에 2000억원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설비 투자를 마쳤다. 노동조합과의 협상으로 1200여 명을 전환배치해 사업장별 생산 환경도 최적화했다. GM은 올해 연 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전부 돌리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시장에서 소형 SUV와 CUV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이들 차량의 판매량이 올해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는 GM 한국사업장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 선봉장이다. 대형 및 초대형 SUV 중심인 GM의 차량 포트폴리오를 확장시킨 전략 모델이다.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당장의 내수 판매에 집중하기보다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며 “30만 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안정화할 수 있도록 실속 있는 경영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GM 한국사업장은 국내 완성차 업체라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2021년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내놨고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인기 모델인 중형 SUV 이쿼녹스, 준대형 SUV 트래버스, 대형 SUV 타호를 연달아 출시했다. 최근에도 초대형 픽업트럭 시에라를 출시하는 등 국내 생산 모델과 수입 모델을 구분하지 않고 전부 글로벌 GM 차량임을 강조하고 있다.
사명을 한국GM에서 GM 한국사업장으로 바꾼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GM은 2025년까지 10종의 전기차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정통 ‘아메리칸 모델’을 100년 이상 만들어온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가 원하는 인기 모델을 출시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GM 한국사업장에 가장 중요한 해”라며 “수익을 내 GM 본사로부터 경쟁력을 인정받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경영 정상화에 성공해야 이후에도 신차를 배정받는 등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전진할 수 있어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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