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의 1대 주주가 됐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의 대금을 납부하고 주식을 취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하이브는 앞서 지난 10일 이 전 총괄로부터 지분 14.8%를 4228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의 SM 지분 취득 예정일은 당초 다음 달 6일이었으나, 이보다 12일 앞당겨 대금을 치르고 거래를 최종 매듭지었다.
이 전 총괄 측도 이날 입장을 내고 "지난 9일 하이브와 체결한 SM 발행 보통주식 352만3420주에 관한 주식매매계약의 거래종결(주당 인수가 12만원)이 금일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후 하이브는 박지원 CEO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박 CEO는 SM의 팬, 아티스트, 구성원, 주주를 향해 "지분 인수 과정에서 SM과 이 전 총괄의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했다. SM은 앞으로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이자 주주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회사를 둘러싼 구설들로 불안과 우려를 갖고 계실 것으로 생각된다"며 "하이브는 'SM 3.0' 성장 전략이 제시하는 방향성 및 SM의 구성원과 아티스트 여러분이 함께 만들어온 가치와 비전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현재 SM이 발표하고 있는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지식재산권(IP) 수익화 전략 등을 기반으로 한 'SM 3.0' 계획에 공감의 뜻을 표한 것이다.
특히 박 CEO는 SM 소속 아티스트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그는 "하이브가 매니지먼트 컴퍼니로서 당사 아티스트를 존중하고 아끼듯이 SM 아티스트 분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멀티 레이블 체제를 통한 자율성 보장 등을 약속하며 세계 음악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박 CEO는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가 힘을 합쳐 세계 3대 메이저 음악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기업을 만들어 보자"면서 "지금은 양사 모두에게 중요한 변화의 시기다. 사업 방향에 영향을 주는 단기적 의사결정이나 일부 경영진의 섣부른 판단과 행동으로 혼란이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근 SM은 하이브를 향해 '적대적 M&A(인수합병)'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수만이 홍콩에 설립한 개인회사 CTP를 언급하며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이브는 이에 대해 "최대주주의 지분을 합의 하에 인수했고, 소액주주에게도 동일한 조건으로 공개매수를 제안했다"며 '적대적 M&A'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CTP와 관련해서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전 총괄이 CTP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CTP가 SM과 계약이 체결돼 있다는 내용도 전달 받은 바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서울동부지법에서는 이 전 총괄이 이성수, 탁영준 SM 공동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의 첫 심문기일이 진행됐다.
앞서 이 전 총괄은 SM이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확보,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도록 하자 이에 대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