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 소비자들이 안전 자산을 선호하고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노력하는 ‘디펜스 재테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의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 기회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연구소가 지난해 12월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20~64세 금융 소비자를 설문한 결과 ‘올해 가계 재무 상황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부정 전망(43%)이 개선 전망(12%)보다 네 배가량 많았다.
이에 따라 고위험·고수익형 상품보다 채권 등 안정형 상품으로 여유자금이 이동하고, 자산 방어를 위해 연금 등 장기 자산 관리에 신경 쓰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적은 돈이라도 알뜰히 투자하고 관리하는 ‘소액 재테크’가 확산할 것이란 예측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가 어려워져도 금융 소비자들의 ‘나를 위한 소비’는 꾸준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건강 관리, 외국어 학습 등 자기 계발 분야와 명품 및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 소비가 대표적이다.
각종 코로나19 규제가 풀리면서 금융 서비스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디지털 서비스가 통합해 진화하는 ‘피지털’(Physical+Digital)이 확산할 것이란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업무 중심으로 쓰였던 영업점은 문화·브랜드 체험 공간이나 혁신적 디지털 서비스가 강조되는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연구소는 2010년 이후 출생자인 ‘알파 세대’를 잡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알파 세대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풍족하게 태어나 용돈 관리 교육까지 받은 ‘내돈내관’(내 돈은 내가 관리) 세대로 분류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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