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3대 에너지원(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264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245억4000만달러) 대비 7.7%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가스 수입액 증가폭이 가장 컸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가스 수입액은 107억달러로 1년 전 85억6000만달러보다 25.1% 늘었다. 석탄 수입은 34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32억7000만달러) 대비 4.3% 증가했다. 원유 수입액만 지난해 1월~2월 20일 127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같은 기간 123억2000만달러로 3.1% 줄었다.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은 안정세다. 지난해 3월 배럴당 130달러 선을 위협하던 원유 가격(두바이유)은 현재 8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액화천연가스(LNG)는 동북아시아 현물가격(JKM) 기준으로 지난해 9월만 해도 MMbtu(열량단위)당 70달러가량에 거래됐지만 최근엔 2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초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에너지 수입액이 늘어난 것으로 산업부는 보고 있다. 특히 난방에 쓰이는 가스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날씨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에너지 수입 중 상당 부분은 장기계약이어서 최근 가격 하락 효과가 제한적인 측면도 있다.
에너지 수입액 증가는 국가 경제 전체에 부담이다.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에너지 수입액이 늘어나면 무역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한국의 전체 수입액 984억9000만달러 중 3대 에너지 수입이 27%에 달했다.
3대 에너지 수입액은 이 기간 무역적자(186억8000만달러)보다 많다.
문제는 앞으로도 에너지 수입이 크게 줄어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천연가스는 여전히 작년 초보다 가격이 높은 수준이어서 수입액이 늘 수밖에 없는 데다 올겨울에는 또다시 에너지 가격과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마냥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공공요금이 올라 물가 상승률 둔화를 막는 요인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국민 경제 전체로는 에너지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국민 부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황도 감안해 조정 수준과 시기를 검토할 것”이라며 2분기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