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 '블러(Blur)'가 글로벌 1위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pensea)'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블러는 '제로 로열티'(Zero Royalty, 거래 수수료 면제 정책)를 전면에 내세운 NFT 마켓으로 지난 14일 자체 토큰 BLUR를 커뮤니티에 에어드랍(Airdrop, 코인 무상 지급)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블러는 16일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 상장됐다.
블러는 에어드랍 수령 조건으로 'BID(응찰) 포인트'를 내걸었다. 이용자가 마켓을 더 많이 이용할수록, 다양한 NFT 컬렉션의 경매에 참여해 높은 가격을 제시할수록 포인트가 쌓이는 식이다. 마켓에 대한 충성도를 에어드랍 박스(box)의 희소성(레어리티, rarity)에 반영해 독점 거래를 유도하기도 했다.
거래 수수료가 없다는 장점과 BLUR 토큰 에어드랍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블러를 선택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지면서 블러의 일일 거래량은 지난 15일 처음으로 오픈씨를 추월했다.
23일 듄 애널리틱스 대시보드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블러의 거래량은 약 6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약 1억 달러에 그친 오픈씨 거래량의 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날 현재 블러의 누적 NFT 총 거래량은 약 128만 이더리움(ETH)을 돌파했다.
오픈씨는 '제로 로열티' 열풍이 시작된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모든 컬렉션에 대해 로열티 지불을 의무화 해 크리에이터를 지원할 것"이라면서 로열티 정책을 강력히 지지했으나, 시장 점유율이 급속히 하락하자 결국 백기투항을 하고 말았다.
이같은 오픈씨의 반격에 대항해 블러는 곧바로 "BID 체결시 재리스팅 시간을 기존 3시간에서 1시간 제한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치 부동산의 전매제한을 푼 것처럼 유동성과 거래량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아울러 블러는 "블러를 제외한 마켓플레이스에서 리스팅을 제거할 시 향후 더 큰 보상을 제공하겠다. 크리에이터가 플랫폼에서 전체 로열티를 받기 위해서는 오픈씨를 차단 목록에 등록해야한다"고 밝히며 노골적으로 오픈씨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BLUR의 에어드랍 시즌2와 더불어 한시적으로 BID 포인트를 2배 쌓을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열기가 식을 때까지 블러의 거래량은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블러의 최근 약진이 소수 고래의 마켓 메이킹(Market Making)으로부터 비롯됐으며, 블러가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 이더오크(EtherOrcs) 공동설립자인 프루프이더(proof_eth)는 트위터에서 "블러 거래량 중 20%는 상위 15개의 지갑에서 발생, 거래량의 50%는 상위 300개 미만의 지갑에서 발생했다"면서 블러의 거래량에 낀 거품을 적시했다.
얏 시우(Yat Siu) 애니모카 브랜즈의 공동 창업자는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픈씨 대 블러 전쟁의 진정한 패배자는 크리에이터와 생태계 전체"라면서 "그들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크리에이터 로열티를 희생시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얏 시우는 공정한 로열티가 결국 공공의 이익으로 선순환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로열티는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장려하며 장기적인 가치 창출을 보존·허용하고, 소유권과 상업적 권리를 가능하게 한다"라면서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모두의 이익과 웹3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10월 로열티를 미지급한 모든 NFT의 유틸리티를 제거하는 라이선스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에도 그는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무임승차"라면서 "NFT 로열티가 없다면 크리에이터들은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혜택을 제공할 중요한 인센티브가 부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가 코피(Kofi) 역시 22일 트위터를 통해 "로열티 전쟁은 근시안적인 접근"이라면서 "만약 이 전쟁에서 장기적 시장 발전을 위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NFT가 좋은 크리에이터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FT 마켓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규 크리에이터와 팬의 지속적인 생태계 유입임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이 단기적인 성과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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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우 블루밍비트 기자 told_u_so@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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