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주 리뷰 평가 플랫폼 '집품'은 세입자의 보증금 피해를 경고하는 후기가 지난해 12월보다 2.13배 가량 급증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달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총 2200억원을 돌파해 월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집품에 따르면 서울시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한다는 A씨는 "집 계약서 확인 당시 보증금 미지급으로 인한 주택임차권이 두 차례 증명돼 있었다"며 "나 역시 보증금 문제가 발생해 녹음을 해두고 여러 곳에 문의했다. 법적 대응을 할지도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다만 계약일 전에 퇴실을 진행해 피해를 겨우 면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경기도의 한 빌라에 거주한다는 B씨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나간다니까 돈 없다고 못 준다고 하더라. 집주인은 다음 세입자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면서 "(계약) 만료 한 달이 지나서 다음 세입자 구하고 겨우 탈출했다. 집주인이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결국 이사할 때 피해만 본다"고 호소했다.
집품에 따르면 올해 1월 보증 사고의 89.3%는 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증 사고는 세입자가 전세 계약 해지 및 종료 후에 한 달 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전세보증금을 되돌려받지 못하거나, 전세 계약 기간 중 경매 또는 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보증채권자가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를 기준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경기도(318), 서울(294건), 인천(252) 순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강서구에서 68건의 사고가 발생해 서울 전체 사고의 23%를 차지했다. 이어 양천구(30건), 금천구(29건), 구로구(28건), 관악구(17건)가 뒤를 이었다. 중구, 성동구, 동대문구. 서초구, 강남구는 각 1건에 불과했으며 노원구는 0건이었다.
집품을 운영하는 넥스트그라운드의 관계자는 "전세 사기로 인한 보증금 사고가 지속해서 증가해 이와 관련된 피해 사례 후기도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직접 경험한 보증금 사고 사례는 신고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보증금 반납이 지연돼 피해를 본 경험에 대한 후기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증금 반납이 지연될 경우, 세입자들은 이사 갈 집에 대한 보증금 납입이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보증금 사고에 대한 위험도 거주 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1일 부동산테크 '임대차시장 사이렌'을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 금액은 지난해 12월(1830억7570만원) 대비 21.9% 증가한 2232억224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고 건수는 지난 12월 820건에서 올 1월 968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사고율도 5.8%로 지난해 12월 5.2%보다 늘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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