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 도입 가격 상승으로 평균 가스 판매 단가가 민수용은 16%, 산업용 82%, 발전용은 116% 오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하지만 이는 장부상 이익일 뿐이다. 사실상의 적자인 미수금이 급증하면서 재무구조는 오히려 나빠진 상태다. 가스공사 미수금은 2021년 말 1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분기 4조5000억원으로 늘었고 2, 3분기엔 5조원대로 불어났다. 작년 말엔 8조6000억원으로 치솟았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대금 중 가스공사가 가스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금액이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폭등했지만 이 가격을 요금에 다 반영하지 못하면서 미수금 규모가 커졌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21%포인트 증가한 500%에 달했다.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90%포인트 증가한 643%였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올해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가스공사는 미수금을 해소하려면 요금을 MJ(메가줄)당 39원 인상해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올 1분기 가스요금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애초 2분기에 비교적 큰 폭의 요금 인상을 추진했지만 정부가 최근 ‘속도 조절’ 방침을 밝히면서 2분기에도 대폭 인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가스공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는 주주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그동안 순이익의 최대 40%를 주주에게 배당해왔다. 가스공사의 1, 2대 주주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한국전력으로 각각 26.9%, 2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무배당을 결정하면서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20%포인트, 별도 기준 33%포인트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주주 배당이 없어지면서 소액주주들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