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엔진 개발에도 주가 급락한 사연…펄어비스 '신작' 목 빠진다

입력 2023-02-28 07:45   수정 2023-02-28 14:36


펄어비스 주가가 유독 힘을 못 쓰고 있다. 한때 14만원대를 웃돌던 주가는 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게임주에 불리한 금리 인상기라는 환경 속에서 신작 부재·실적 악화 등이 직격탄이 됐다. 뚜렷한 호재도 없어 올해 차기작 출시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상황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지난 27일 4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주가가 들어 6% 올랐지만 여전히 4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낙폭이 워낙 컸던 탓이다.

펄어비스 주가는 작년 한 해 70%나 급락했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 하락률(34%)을 크게 밑돌았다. 크래프톤(64%) 넷마블(52%) 카카오게임즈(51%) 엔씨소프트(30%) 등 게임주들 중에서도 가장 큰 내림폭을 보였다. 그러면서 시가총액은 8조8737억원에서 2조6947억원으로 1년 새 6조원이 날아갔다.
"신작 대체 언제 나오나"
펄어비스의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신작이다. 신작 기대감으로 먹고사는 게임주에 신작 공백은 치명적인데, 마지막으로 나온 신작이 2018년 '검은사막' 모바일 버전이다. 금리 인상기 속 국내 대표 성장주인 게임주가 약세 압력을 받은 측면도 있다. 통상 금리가 인상되면 미래 기대가 반영되는 성장주의 경우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당초 2021년 하반기 공개될 거라던 차기작 '붉은사막' 출시 일정은 2년이나 늦춰졌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 14일 열린 2022년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붉은사막'의 하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시는 이르면 올해 4분기나 내년 초로 예상됐다.

신작 부재에 실적도 2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펄어비스는 연결 매출 3860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4% 영업익은 61.4% 감소하면서 순손실 41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앞선 2021년엔 매출과 순이익은 2020년 대비 늘었지만 영업익이 줄었다.
'자체 엔진' 무리수였나

'붉은사막'의 출시가 이처럼 밀린 배경에는 펄어비스가 개발한 자체 게임엔진(블랙스페이스 엔진)이 있다. 게임업계에서 주로 활용되는 제작 툴로는 '언리얼엔진'과 '유니티' 2가지가 있지만, 펄어비스는 게임 품질 경쟁력과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자체 엔진을 개발했다. 이 자체 엔진을 활용해 '붉은사막'을 개발하겠단 계획도 내놨다.

포부가 컸지만 정작 '붉은사막' 개발에 자체 엔진이 걸림돌이 됐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툴(도구)에 직원들이 적응하는 시간도 오래 걸린 데다 엔진 자체 품질이 떨어져 이를 보완하면서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과정이 길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신작 출시 지연에 대해 "PC·콘솔 게임이 모바일게임 개발 기간보다 길고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지연되는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은사막의 성공 요인 중의 하나는 자체 게임 엔진으로 개발의 속도를 높이면서 게임의 퀄리티를 높이고 고품질의 그래픽을 만들어 냈다"며 "붉은사막에 사용된 신형 게임 엔진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고 덧붙였다.

주가 반등 모멘텀은 '붉은사막' 출시다. '도깨비', '플랜(PLAN)8' 등의 신작 라인업도 남아 있지만 아직 출시 일정이 불투명하다. 우려 요소는 '붉은사막'의 추가적 출시 지연이다.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거나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증권사 대부분이 이 점을 우려 요인으로 언급하며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작(붉은사막)의 출시가 구체화할 때까지 의미 있는 주가 반등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본격 반등을 위해선 붉은사막의 단순한 영상 공개가 아닌 개발 마무리 단계의 확인 또는 구체적 출시 일정 확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붉은사막' 판매가 예상치를 밑돌 경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담은 불가피하다. 차기 신작 '도깨비' 출시가 1년 뒤 예정된 만큼 이번 신작 성과 중요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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