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공개매수를 추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 CJ 등 전략적투자자(SI)와 손잡고 일반 주주의 주식을 함께 매집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 계획이었다.
하지만 적대적 M&A에 대한 SI들의 거부감에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얼라인파트너스의 SM엔터 공동 투자 제안서에 따르면 얼라인 측은 지난해 주주총회 이후 SI들에게 “주당 9만원에 공개매수를 시행해 지분 40%를 확보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을 공동으로 사들이는 방안과 얼라인이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하는 방안 등 다양한 거래 구조를 제시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지분을 사는 것보다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이 훨씬 적은 돈으로 SM엔터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공개매수가 성사됐을 경우 SM엔터 지분 40%를 확보하는 데 약 8500억원이 들어간다. 당시 카카오는 이 전 총괄 보유 지분과 신주를 인수해 지분 30%가량을 확보하는 데 약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제안서에 공개매수 성공 전략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핵심 임원에게 수년간 수십억원의 연봉과 스톱옵션을 제안할 경우 이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난해에는 카카오, 올해는 하이브의 SM엔터 인수에 반대한 건 자신들이 직접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꿍꿍이였던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얼라인 측이 SM엔터 기업가치를 부풀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얼라인은 지난해 SI들에게 공동 인수를 제안하면서 SM엔터 기업가치가 2025년 약 3조원(주당 13만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한 방송에서 “주가가 2025년까지 주당 30만원까지 갈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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