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채용 담당자의 69.1%(복수응답)는 문과 출신이 취업에 성공하려면 ‘일경험’ ‘인턴 등 직무경험’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무 관련 교육훈련을 갖춰야 한다는 응답도 59.8%를 기록했다. 특히 채용 직무와의 연관성이 높은 일경험(89.1%)과 자격증(82.6%)은 채용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업 채용 담당자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18일~12월23일부터 총 758개 기업 채용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 됐다.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중 250개 기업과 중견기업 508개가 참여했다.
조사는 경영지원, 영업마케팅, 연구개발, 생산기술, IT 등 5개 분야별로 이뤄졌다. 기업 중에 여러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분야 별로 응답하게 했다. 총 응답 숫자는 2145개에 달했다.
문과 전공 자체만으로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률은 대체로 연구개발(280개 중 70개, 25.0%), 생산기술(348개 중 62개, 17.8%), IT(302개 중 45개, 14.9%) 분야에서 높았다. 경영지원이나 영업마케팅 쪽에서는 6개 기업에 불과해 이런 현상이 덜했다.
다만 눈에 띄는 것은 문과 출신이라고 해도 “직무 관련 자격이나 실무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분야 채용 기업의 절반 이상은 ‘긍정적’이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문과 출신이라고 해도 ‘직무 관련 경험’을 쌓는다면 취업률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전체 758개 기업 담당자들에게 ‘문과 전공자의 취업 역량 확대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 정책’을 물었더니(복수응답 가능) ‘직무 관련 일경험 기회 확충(535개, 70.6%)’을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그 밖에는 △산업 수요가 있는 분야에 대한 직업훈련(236개, 31.1%)△전공별 직업경로 등 정보 제공(169개, 22.3%) △저학년부터 진로지도?역량강화 프로그램(154개, 20.3%) △문과 전공자 채용기업 인센티브(33개, 4.4%)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편 문과 전공자들이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일경험, 인턴 등 직무경험(69.1%)과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59.8%)을 가장 노력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문과 전공자를 채용하는 경우 가장 선호하는 것은 채용 직무와의 연관성이 높은 일경험(89.1%)이었다. 자격증(82.6%)도 채용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복수·부전공은 영향이 없거나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르다(57.3%)는 의견이, 학점은 기준 학점 이상이면 영향이 없다(47.6%)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고용부는 “복수·부전공이나 학점 자체가 채용 여부 결정의 절대적 기준으로는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박철성 교수는 “이번 채용인식 조사는 채용 과정에서 직무경험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최근의 추세를 잘 반영한 결과”라며 “문과생을 비롯해 청년들이 취업에 대한 막연한 걱정에서 벗어나, 직무경험 쌓기에 초점을 두고 취업 준비를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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