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헝가리 배터리 공장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8960만유로(약 1200억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는다. 현지 배터리 공장 완공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SDI가 헝가리 공장에 추가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 관한 현지 정부의 지원금 요청을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2019년 하반기 완공한 헝가리 1공장에 대한 지원금이 3년여 만에 나온 것이다. 삼성SDI가 올해 초 본격적으로 가동한 헝가리 2공장에 대해서도 지원금이 지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생산 규모를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생산능력을 연 50GWh로 추정하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 연 60만여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에서 BMW,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의 유럽용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이들 업체의 납품 요청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원금에 힘입어 투자 여력이 늘어난 셈이다. EU 집행위도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SDI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 지원금”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삼성SDI가 향후 북미 등에 공장을 신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월 포스코케미칼과 역대 최대 규모인 40조원어치 양극재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는 점을 근거로 한 분석이다.
SK온은 지난해 3월 헝가리 3공장(연 30GWh)에 대해 EU로부터 2억900만유로(약 2900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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