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슐린값 70% 싸진다…바이든 압박에 제약사 '백기'

입력 2023-03-02 17:52   수정 2023-03-03 01:29

인슐린 가격을 낮추라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대형 제약사가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일라이릴리(릴리)는 1일(현지시간) “가장 많이 처방되는 인슐린 제품인 휴마로그와 휴물린 가격을 오는 4분기부터 70% 인하한다”고 밝혔다. 제네릭(복제약) 제품인 리스프로 가격은 5월 1일부터 병당 82달러에서 25달러로 낮아진다. 릴리는 “시중에 나온 모든 인슐린 제품을 통틀어 최저가”라고 설명했다.

릴리는 인슐린 제품 구매에 들어가는 본인 부담금을 월 35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인슐린 밸류 프로그램’도 민간 보험 가입자로 확대한다. 지난해 시행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메디케어(65세 이상 고령층 대상의 미국 공공의료보험) 가입자들은 인슐린 구매에 월 35달러 이하만 내고 있다.

데이비드 릭스 릴리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보건 의료 시스템은 모두에게 적정 가격으로 인슐린을 제공하지 않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오늘 발표한 공격적인 가격 인하는 미국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국정연설에서 메디케어 가입자뿐만 아니라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 가격을 월 35달러 이하로 낮추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2010년대 들어 릴리와 사노피를 포함한 주요 제약사가 인슐린 가격을 대폭 인상한 여파로 건강보험이 없거나 본인 부담금 비율이 높은 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일부 주(州)에서는 인슐린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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