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발행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절차도 복잡한 ESG 채권 발행을 꺼리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일반기업·공기업·금융회사가 발행한 ESG 채권 발행총액(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 제외)은 42조27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52조3035억원) 대비 19.2% 감소한 수치다. 발행사도 2021년 154개에서 지난해 103개로 33.1% 급감했다.
ESG 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쓰이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된다. 국내 발행액은 2019년 5조1100억원, 2020년 8조9700억원, 2021년 52조3035억원으로 급증하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공기업과 금융회사보다는 일반기업의 ESG 채권 발행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일반기업의 ESG 채권 발행액은 2021년 9조2650억원에서 지난해 2조7560억원으로 70.3% 급감했다.
금융투자(IB)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ESG 채권으로는 속도감 있게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자 일반기업들이 발행을 꺼린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반 회사채는 통상 2주 안에 발행을 끝낼 수 있지만 ESG 채권은 한 달 정도가 걸린다. 일반 신용등급 외에 회계법인 등에서 추가로 ESG 관련 인증을 받아야 해서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ESG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일반기업은 포스코케미칼(4000억원) 한 곳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LG디스플레이 롯데렌탈 한화솔루션 등 9개 일반기업이 1조3310억원 규모의 ESG 회사채를 발행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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