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기 국채 금리는 3일 0.087%포인트 내린 연 3.791%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연 3.9%대까지 올랐다. 종가 기준으론 한은 금리 동결 후 0.192%포인트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은 멈췄는데 시장금리는 상승한 것이다. 일각에서 “통화정책이 안 먹혔다” “금리 동결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이 총재는 금리 동결 직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6명 중 5명이 최종금리(금리 인상 사이클의 정점)를 연 3.75%까지 열어놨다”며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통화정책이 안 먹혔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은 미국 시장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는 최근 연 4%를 돌파했다. 1월 세수가 전년 동월 대비 6조8000억원 덜 걷히면서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점이 국채 금리를 밀어올렸다는 시각도 있다.
같은 기간 달러화 대비 유로화(2%), 위안화(2.9%)와 비교할 때 상승세가 가파르다. 실제 이 총재도 지난달 금리를 동결하면서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걱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환율 상승은 Fed의 긴축 장기화 우려로 ‘킹달러(달러 강세)’가 부활한 영향이 크다. 다만 위안화 등 다른 통화의 움직임도 변수다. 예컨대 중국 경기 회복 기대 등이 작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3일 1301원60전까지 낮아졌다. 이틀 새 21원 빠진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긴축 여건에 의한 부담과 중국 리오프닝 등 대외 요인이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선 오히려 외국인 매수세가 붙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가 열린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233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장 예상대로라면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현재 1.25%포인트보다 더 벌어질 수 있는데도 투자세가 유입된 것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미 금리 차가 절대적인 변수는 아니다”며 “기준금리를 과하게 올려 기업실적에 타격을 준다면 경제 펀더멘털이 흔들려 외국인 투자가 더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도 내부 블로그에서 “내외금리 차가 외국인 투자 행태에 미친 영향은 뚜렷하지 않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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