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같다"…홍콩 모델 잔혹 살인 전말 드러났다

입력 2023-03-05 19:31   수정 2023-03-19 00:31


잔혹하게 살해돼 홍콩을 분노에 빠뜨린 애비 최(28)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가해자인 전 남편 퀑모 씨가 애비의 재산을 자신과 자식에게 상속시키기 위해 살인사건을 벌였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5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앞서 실종된 애비 최의 시신을 한 주택에서 발견했다. 인체를 훼손한 전기톱과 고기 분쇄기, 망치 등도 함께 발견됐다.

다리 등은 냉장고에서, 머리와 갈비뼈 등은 솥에 담긴 채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주택은 전 시아버지가 몇 주 전 임대한 것으로 현지 경찰은 애비 최의 시신을 훼손하기 위한 용도로 시댁이 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경찰은 퀑 씨의 아버지와 형을 살해 및 시신 훼손·유기 혐의로, 퀑 씨의 어머니를 수사 방해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전 남편 퀑 씨는 쾌속정을 타고 홍콩을 빠져나가려다 붙잡혔다. 이들 모두 보석은 불허됐다. 퀑 씨는 체포 당시 400만홍콩달러(약 6억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비 최가 전 남편 퀑과 결혼한 건 2012년으로 당시 18살이었다. 경제적으로 풍족했던 애비 최와는 달리 퀑씨 집안은 빈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퀑은 결혼 이후 단 한 번도 돈을 벌지 않고 애비 최에게 의지했다.

두 자녀를 둔 두 사람은 결혼 3년 뒤인 2015년 이혼했다. 애비 최는 이혼 이듬해 홍콩 유명 요식업자와 재혼해 아이를 낳았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전 남편 일가는 이혼 후에도 전처에게 경제적으로 기생했다. 퀑의 형은 지난 1월부터 애비 최의 운전기사로 일했고, 그의 어머니도 애비 최에게 생활비를 받았다. 퀑은 체포 당시에도 무직이었다.

홍콩 경찰과 언론은 전 남편 일가가 돈을 노리고 애비 최를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현지 언론 등은 "한국 영화 '기생충' 속 가족처럼 애비 최의 전 시댁이 애비의 경제력에 기생했다"고 보도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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