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목소리를 무단 도용해 악용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성우협회장 회장인 팀 브리드랜더는 최근 퓨쳐리즘과 인터뷰에서 "AI 업체들이 성우들에게 명확한 설명 없이 그들의 목소리를 합성하고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넘긴다는 계약서에 사인하도록 하고 있다"며 "성우의 목소리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보상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많은 성우가 이런 문제 조항을 자세히 보지 못하고 계약을 체결했을 수 있다"며 "일부 성우들은 이 조항에 동의하지 않자 '계약이 불가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성우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인기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의 성우 스티브 블럼은 "나는 AI 기술이 흥미진진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런 사이트에서 내 목소리나 내 말투를 흉내를 낸 캐릭터를 본다면 내가 허락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달라"며 "나는 앞으로도 (AI 목소리 제공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매우 비윤리적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계 미국인 성우 조성원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내 목소리가 AI 사이트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며 "내 '목소리'가 제공되는 사이트를 본다면, 그건 내 허락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나는 (AI 보이스 사용을) 명시적으로 반대한다"고 전했다.
AI가 대중적으로 익숙한 목소리를 무단 도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올해 초에는 배우 엠마 왓슨이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낭독한 듯한 오디오클립 등 유명인의 목소리를 활용한 불법 복제물이 온라인에 확산돼 문제가 됐다.
또한 지인의 목소리를 위조하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 악용 문제도 커지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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