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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이 아직 시스템 리스크로 보기는 어려우나 향후 리스크 요인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정책 수단을 확보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난 6일 밝혔습니다. 금융위원회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정책금융기관, 금융회사 등과 함께 '회사채·단기 금융시장 및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 회의'를 하면서 현 상황을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다음 달 부실 우려가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PF 대주단 협약'을 가동합니다. 또 건설사의 미분양·고물가 부담과 PF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28조4000억원으로 확대하는 게 핵심입니다. 다만 건설사의 분양가 인하(할인 분양) 등 다양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이 같은 방안을 실행합니다.
정부는 3년 만기 회사채 금리(AA-)가 지난해 10월 중순 5.73%에서 이달 초 4.55%로 내렸고 CP(3개월짜리 기업어음 A1) 금리도 지난해 12월 초순 5.54%에서 최근 4.02%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미국 긴축 장기화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 지속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또 부동산 PF 대출은 일부 사업장과 일부 업권 등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제기되나 과거 위기 때보다는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증거로 미분양 주택이 지난 1월 7만5000가구인데 비해 2009년은 16만6000가구였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앞으로 고금리·고물가 지속, 부동산 시장 둔화 등이 이어지면 부동산 PF 시장도 어려움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부동산 PF 대출은 규모가 크고 사업 기간이 깁니다. 또 부동산 등 금융·실물 부문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PF 불안에 따른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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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와 건설사의 PF-ABCP 차환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증권사·건설사 보증 PF-ABCP도 매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대형 증권사) 등의 재원으로 증권사 보증 PF-ABCP(1조8000억원 중 4700억원 집행)를 매입했고, 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의 A2 등급 건설사 보증 PF-ABCP(1조원 중 1300억원 집행)도 지원했습니다.
사업자 보증을 통해 양호한 사업장에 대한 정상적인 자금 공급이 가능하도록 도왔습니다. 토지비를 대출하는 브릿지론에서 공사비와 사업비 일부를 조달하는 본PF로 원활하게 대출이 전환하도록 하기 위해 사업자 보증 15조원(HUG, HF)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2조9000억원이 지원됐습니다. 준공 전 미분양 사업장에서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미분양 대출보증 5조원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5조원을 마련했습니다.
이와 함께 올 초 규제지역을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모두 해제했고,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도 대폭 완화했습니다.
특정 사업장에서 부실우려 징후가 발생할 경우 금융회사가 즉시 금융감독원에 공유하고 사업장별로 실시간 모니터링합니다. 또 국토부 등 관계 기관과 협업해 주요 사업장에 대한 밀착 모니터링,감독을 지속합니다. 모니터링 결과는 기재부 금융위 한은 금감원 등 거시경제 금융현안간담회에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합니다.
단기인 PF-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는 보증(HUG,HF 3조원)을 신설해 증권사와 건설사의 차환 리스크를 없앨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증권사(A2- 이상)와 건설사(A3 이상) 보증 PF-ABCP를 보증부 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보증상품입니다.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기 위해 증권사와 건설사에 '자금보충의무'를 부과합니다.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리기 위해 '현재 토지매입 완료 & 분양 이전'인 신청 범위를 '토지 95% 이상 매입 또는 분양 이후(손익분기 이상)'로 확대합니다.
사업성 우려 사업장이 정상궤도로 올라설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합니다. 리스크 우려가 있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부동산 PF의 이해관계자 간 복잡한 권리관계를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PF 대주단 협약'을 4월 중 가동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만들어진 대주단 협의회가 모태입니다. 대주단은 상환 유예, 출자 전환, 신규 자금 공급 등 금융 지원을 전제로 시행사·시공사와 사업 정상화 계획(사업 부지 추가 매입, 시공사 교체, 분양 활성화 전략)을 마련해 정상화를 추진합니다. 최근 변화된 PF 사업구조 변화를 반영해 대주단에 새마을금고와 상호금융(신협 농협)도 포함하고 의결요건(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내용별로 의결기준 차등화)도 재정비합니다.
이해관계가 덜 복잡한 단일 업권만 참여한 사업장에서 의사 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업권별 협약' 마련도 병행합니다. 예컨대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달 자율 협약을 만들었고, 여신전문이나 상호금융 등 다른 업권도 자율 협약을 마련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금융지주와 대형 증권사(종투사)를 중심으로 한 민간 자율의 사업 재구조화를 통한 사업장 정상화도 유도할 계획입니다. 예컨대 A금융그룹은 B그룹과 함께 B건설사 대상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해 B건설사의 PF 차환 불안을 해소했습니다.
캠코도 사업성 우려 사업장 지원에 나섭니다. 1조원 규모의 펀드(5개 펀드)를 조성해 부실 우려 PF 자산을 매입해 권리관계 정리, 사업·자금구조 재편 등으로 정상화를 지원합니다. 캠코와 민간의 사업 재구조화(민간이 캠코 펀드에 PF 채권 매각 등)를 결합해 사업성 제고도 돕습니다.
연체 발생 등 부실이 심화한 사업장은 시장 원리에 따라 매각·청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합니다. 경·공매를 통해 새로운 사업 주체에게 사업장을 매각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부실 PF 채권이 신속하게 정리될 수 있도록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캠코 등 민간과 정책금융기관의 부실채권(NPL) 시장 참여도 확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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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리스크가 건설사·부동산신탁사로 파급되지 않도록 건설사 등에 대해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28조4000억원으로 늘립니다. 작년 말 잔액 대비 5조원가량 증가한 규모입니다.
시공사 어려움에 대비해 부동산신탁사 관리도 강화합니다. 신속한 시공사 교체 등 사업장 공정 지연을 줄이기 위해 '대체 시공사 풀(POOL)'을 구축합니다. 준공 관련 협조 필요사항을 개별 사업장별로 주요 대주단-부동산 신탁사 간 합의·조정하는 체계도 마련합니다.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과 관련해 향후 리스크 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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