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극장>으로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 만화 부문 우수상을 받은 김규아 작가(사진)는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먼 길을 돌아왔는데 다 이유가 있는 시간이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1966년 제정된 볼로냐 라가치상은 아동도서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매년 3월 열리는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시상한다.
지난 6일 개막한 2023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는 김 작가를 비롯한 4명의 한국 작가가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작가의 <그림자 극장>은 자매가 다툰 뒤 화해하는 과정을 환상과 함께 그려내며 심사위원들로부터 “섬세하고 감성적인 서사”라는 평을 받았다.
그는 그림책 작가가 되기 전까지 7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교단에 서는 것도 보람이 있었지만 어려서부터 품고 있던 그림책 작가의 꿈이 지워지지 않았다. 출판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연필의 고향>이라는 그림책을 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출판사를 통해 재출간됐다. 이후 <참새를 따라가면> <밤의 교실> 등을 내놓으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작품의 소재는 대부분 교실을 배경으로 한다.
김 작가는 “진로를 고민한 시간이 길었지만 선생님으로 교실에서 보낸 시간들이 결국 작품의 소중한 재료로 쓰이고 있다”며 “예전에 가르쳤던 학생들이 ‘책을 재밌게 봤다’고 연락이 올 때면 ‘내게 다 필요한 시간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작품으로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과학소설(SF)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며 “한쪽 팔이 로봇인 주인공 여자아이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갈등과 해결 과정을 그려낼 것”이라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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