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어 추첨 물량 늘리자…영등포 분양에 2만명 몰렸다

입력 2023-03-08 01:01   수정 2023-03-08 01:02

청약 규제를 대거 푼 ‘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의 첫 분양 단지가 흥행에 성공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영등포자이 디그니티’(투시도) 일반 청약에 2만 명 가까운 청약자가 몰렸다. 주변 시세에 비해 가격이 낮았고 청약 가점제보다 추첨제로 뽑는 물량이 더 늘어난 것이 흥행 성공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영등포자이 디그니티가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결과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이 198.76 대 1에 달했다.

전용면적 59㎡A는 18가구 모집에 6424명이 몰려 356.8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59㎡B는 19가구 모집에 4435명이 몰려 233.42 대 1, 59㎡C는 8가구 모집에 1501명이 지원해 187.63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용면적 84㎡A도 17가구를 모집했는데 3115명이 지원해 183.2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84㎡B의 경쟁률은 107.67 대 1, 84㎡C는 114.72 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정부가 올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 지역에서 해제한 뒤 서울에서 처음 분양하는 물량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전날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 청약에서도 87가구 모집에 4995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57.41 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목동 생활권으로 분류되는 데다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실수요자의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많다. 3.3㎡당 분양가는 평균 3411만원이다. 전용면적별로는 59㎡가 8억6000만원대, 84㎡가 11억7000만원대 수준이다. 인근 아파트 시세 대비 1억원가량 낮아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가 나왔다. 영등포구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지만 이 단지의 조합은 지난해 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대부분이 규제 지역에서 풀리면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가점제 40%, 추첨제 60%가 적용됐다. 추첨제는 청약 가점과 상관없이 입주자를 뽑는다. 이 단지의 경우 일반분양 98가구가 모두 전용면적 84㎡ 이하라 59가구가 추첨 물량에 해당한다. 서울 중소형 아파트에서 추첨제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건 2017년 이후 5년6개월 만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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