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 진로 안 바꾸면 충돌"…美 "양국 관계 변화 없어"

입력 2023-03-08 14:26   수정 2023-04-02 00:01

미국과 중국이 설전을 벌였다. 중국이 미국의 대(對)중 정책을 강도 높은 높게 비판하며 갈등을 고조시켰다. 미국은 양국 관계에 변화가 없다고 표명했다. 하지만 미 의회에서 중국 SNS 틱톡 등 해외 IT업체의 기술을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되며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추구하며, 갈등은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양자 관계에 대한 우리 입장에 어떤 변화도 없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중국과 경쟁에서 승리를 목표로 하지만 그 수준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면서 "우리의 중국 정책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연이어 미국을 겨냥해 비난을 쏟아낸 데 따른 반응이다.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을 콕 짚어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국가들이 우리를 모든 부문에서 억제하고 압박해 우리의 발전이 전에 없이 큰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도 이튿날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만약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이 있어도 탈선과 전복을 막을 수 없다"며 "양국 관계가 충돌로 빠져든다면 그 재앙적인 결과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시진핑 3기 외교정책이 '항미(抗美·미국에 맞선다)’란 기조를 유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친 강 부장이 언급한 '재앙적 결과'는 미국의 외교 노선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압박이 '경쟁' 차원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을 포위하거나 억압하는 게 아니라 국제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국의 건설적인 경쟁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투자·제휴·경쟁'이란 중국에 대한 접근법은 똑같이 유지되고 있다"며 "다만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기 위해 가드레일이 있는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은 대만 문제에서 선을 그었다. 이날 커비 조정관도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일방적인 상태 변화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이전처럼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되, 중국이 대만을 일방적으로 점령하지 말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친강 부장은 대만 문제를 두고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제1의 금지선"이라는 비판한 바 있다.

미 상원에서도 중국을 향한 압박을 지속했다. 이날 중국의 짧은 동영상(숏폼) 플랫폼 틱톡 등 외국 IT업체의 제품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미 상무부에 틱톡 등 IT 기술 및 서비스 분야에 외국 정부가 가하는 위협을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법안에서 틱톡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퇴출을 위한 발판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하원 외교위원회에선 대통령에 틱톡 사용 전면 금지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연방정부 모든 기관에 30일 내로 틱톡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법안을 발의한 존 슌 의원은 "의회는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적대국의 기술 접근을 중지해야 한다"며 "틱톡 등의 위협에 대처하는 체계적 접근법이 법안에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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