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수영장에서 프리다이빙 강습을 받다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영어 강사가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8일 전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노연지씨(33)는 지난해 12월 10일 광주 서구의 한 실내 수영장에서 프리다이빙 강습을 받던 중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노씨는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같은 달 21일 뇌사 판정받았다.
노씨는 이튿날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타지역 대형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 5명에게 간장, 신장, 췌장 등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아이들과 동물을 좋아하던 노씨는 영어학원 강사였다고 한다. 교재를 만드는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고 싶어 강사로 이직해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수년 전 장기기증 서약을 한 바 있다. 노씨 가족은 노씨의 뜻을 존중해 장기기증에 동의했고 한다.
노씨 어머니는 "딸의 장기를 기증받는 분 중 1명이 1~2세가량의 아이라고 들었는데, 앞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줬으면 한다"며 "딸의 심장이 이식돼 어딘가에서 나와 함께 숨 쉬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부검 때문에 심장이식이 안돼서 매우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기기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대기하고 있는 분들이 엄청 많다고 들었다"면서 "비록 딸은 하늘나라로 갔지만 딸의 일부가 이 세상에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저와 비슷한 처지인 다른 분들도 좋은 결정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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