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8일 16: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 반대로 KT 최고경영자(CEO) 교체 이슈가 불거지면서 주춤했던 KT클라우드 투자 유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돈을 대기로 하면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IMM크레딧솔루션(ICS)이 조성 중인 6000억 안팎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에 2000억원을 출자하기로 승인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1500억 규모를 투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LP)들이 잇따라 참여키로 하면서 과학기술공제회 등 공제회들도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KT클라우드에 대형 LP 자금이 몰리는 것은 국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관련 산업에 대한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다수 LP들이 인프라 투자 관련 부서에서 투자를 검토 중에 있다. KT클라우드는 IDC를 운영하며 기업 및 정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들의 디지털전환(DX) 수요가 커지면서 고속 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작년 매출은 한해 전보다 17% 늘어난 4559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분야에선 아마존의 AWS에 이어 국내 시장점유율 20%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IDC 시장에선 1위 사업자다. KT클라우드는 전국에 걸쳐 14곳의 IDC를 보유하고 있다. 6곳을 보유한 2위 LG유플러스 대비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수익률 조건도 다른 투자 건 대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알려졌다. 최소 7%의 수익률을 보장하고, 향후 주식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권리 등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KT클라우드 투자유치는 원래 계획보다 크게 지연됐다. 늦어도 연초 마무리 예정이었으나 국민연금이 구현모 전 KT대표의 연임에 제동을 걸면서 투자 유치도 덩달아 지지부진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연금이 앵커 투자자로 나서 투자유치에 힘을 실으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와 거버넌스 이슈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국민연금 내부에서도 여러 담당 부서가 있고, 대체투자 쪽에서는 KT클라우드의 성장성이나 투자조건을 긍정적으로 판단해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안다“며 ”국민연금이 나선만큼 KT에 새로운 CEO가 오더라도 KT클라우드 투자유치는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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