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이자수익 늘리자"…은행, 퇴직연금 유치전

입력 2023-03-08 17:49   수정 2023-03-09 02:01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170조원을 넘어섰다. 주식 등 자산시장 침체 속에 퇴직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수료 수익 등 비(非)이자수익을 확대하려는 은행들도 치열한 퇴직연금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수료 수익 ‘껑충’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퇴직연금(DB·DC·IRP) 적립금 총액은 170조8273억원으로 전년보다 14.1%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액이 23.2% 늘어난 38조2842억원으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확정급여(DB)형(79조4030억원·12.8%), 확정기여(DC)형(53조1401억원·10.4%) 순이었다. 은행별로는 하나(27조2738억원·19.3%) 신한(35조178억원·16.0%) 국민(31조5151억원·15.2%) 농협(18조222억원·13.7%) 우리(20조4158억원·12.6%) 순으로 적립금 증가율이 높았다.

DB형은 금융사 운용 성과와 별개로 근로자에게 정해진 퇴직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반면 DC형은 근로자가 적립금을 직접 투자해 운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이다. IRP는 근로자가 퇴직 때 받은 퇴직금을 운용하거나 DB·DC 외에 본인 비용으로 추가 적립해 운용한 자산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계좌다.

은행권 퇴직연금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예금 등 안전 자산 선호도가 높아져서다. 자산시장 변동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DB형 예금 수요가 늘어났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날 퇴직연금 정기예금 금리(5년 만기 기준)는 △DB형 연 3.4~3.45% △DC형 연 3.29~3.35% △IRP 연 3.3~3.35%다.

퇴직연금 시장이 성장하면서 은행이 가져간 수수료도 늘었다. 지난해 말 은행권 퇴직연금 수수료 총수익은 7780억3000만원으로 전년보다 6.7% 증가했다. 국민(1597억8400만원) 신한(1562억5000만원) 하나(1161억1200만원) 우리(1083억9100만원) 기업(1002억300만원) 은행은 1000억원대 수수료를 챙겼다.

하지만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형 기준 △DB형 연 1.58% △DC형 연 1.8% △IRP 연 1.46%로 연 1%대에 머물렀다. 하나은행의 DB·DC 퇴직연금 수익률이 각각 연 1.70%, 연 2.08%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IRP 수익률은 신한은행이 연 1.77%로 선두였다.
수요 확대에 경쟁 치열
퇴직연금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2032년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8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336조원)의 약 2.5배에 달한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은행들도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모바일 퇴직연금 자산관리시스템 ‘연금닥터서비스’를 출시했다. 올 2분기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최적 연금 운용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목적기반투자(GBI) 솔루션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3월 퇴직연금 전용 고객관리센터를 열었다.

국민 우리 농협은행도 퇴직연금 가입자 전담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20년 퇴직금과 연금 등 자산관리에 특화한 ‘KB골든라이프센터’ 14개 지점을 열었다. 우리은행은 ‘우리로보 퇴직연금서비스’를 통해 가입자 맞춤형 운용 전략을 안내 중이다. 농협은행은 전국 영업점에 2000명이 넘는 은퇴설계전문가(ARPS) 자격 보유자를 배치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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