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내일 도착 서비스는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밤 12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그다음날 배송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쿠팡처럼 상품을 직매입해 물류센터에 두는 것은 아니지만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센터에서 재고를 보관하며 주문 즉시 상품을 발송해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배송 예정일보다 상품이 늦게 도착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보상금으로 준다.
쿠팡의 발주 중단 조치 후 온라인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CJ제일제당은 네이버 쇼핑을 통해 햇반과 비비고 만두, 스팸 등 주요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11번가와 티몬 등 다른 e커머스에서도 CJ제일제당 제품을 팔고 있지만 로켓배송과 내일 도착처럼 빠른 배송이 이뤄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박스 단위로 판매하는 햇반은 도착보장 전문관에서 실시간 판매 순위 3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초 유통업계에선 CJ제일제당이 국내 식품업계 1위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 e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쿠팡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네이버 쇼핑의 내일 도착 서비스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쿠팡에 대적할 수 있는 채널이 생기면서 CJ제일제당이 굳이 쿠팡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갈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과 쿠팡이 벌이는 전쟁에서 제3자인 네이버 쇼핑이 ‘키플레이어’로 떠오르게 된 배경이다.
CJ제일제당보다 앞서 쿠팡과 분쟁을 겪은 LG생활건강도 네이버의 손을 잡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을 직매입하기 때문에 가격 결정권을 제조사가 아니라 쿠팡이 가져가는 반면 네이버는 제조사가 자신의 브랜드관을 운영하며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며 “제조사는 네이버를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 쇼핑의 도착 보장 서비스가 아직 초기 단계이다 보니 도착예정일을 정확하게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요일과 공휴일엔 배송이 안 되는 것도 단점이다. 도착 보장이 가능한 상품은 대부분 가공품인 점도 한계로 꼽힌다.
박종관/한경제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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