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미국과 본격 보조금 전쟁…"친환경 산업, IRA 만큼 준다"

입력 2023-03-10 10:33   수정 2023-03-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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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친환경 산업의 기업에 '제3국과 동일한 수준'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맞선 조치다. EU와 미국 간의 보조금 전쟁이 막이 올랐다.

EU 집행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2025년말까지 보조금 지급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한시적 위기 및 전환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배터리, 태양광 패널, 탄소포집·이용 기술 등 핵심 청정 기술 관련 기업이 유럽에서 투자를 지속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정책에 가장 큰 특징은 EU가 처음으로 도입하는 이른바 '매칭(matching) 보조금'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역외로 투자를 전환할 위험이 있는 기업이 대체 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 동일한 금액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에서 제조된 전기차 등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의 IRA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 유럽기업들은 미국 IRA 혜택을 받기 위해 공장 계획 수정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독일 폭스바겐이 미 IRA 보조금에 대한 EU 당국의 대응을 기다리면서 유럽 내 신규 공장 건설 작업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EU는 27개국으로 구성된 시장이라는 특성상 불공정 경쟁 방지를 위해 각 회원국이 자국에 진출한 기업에 보조금을 주기 전에 반드시 EU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복잡했던 심사과정을 완화한 것이다.

다만 유로뉴스에 따르면 EU는 이 혜택을 받는 기업이 향후 5년 동안, 중소기업의 경우 3년 동안 역외로 이전하지 않는 조건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오는 14일에는 신규 생산시설 신속 인허가 등 계획을 담은 탄소중립산업법과 핵심 광물 공급망 다각화를 위한 핵심원자재법 초안을 공개하는 등 친환경 관련 대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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