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내 금융기관 SVB와 달라…점검체계 24시간 가동"

입력 2023-03-14 08:06   수정 2023-03-14 08:08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국내 금융기관은 자산과 부채 구조가 실리콘밸리은행(SVB)와 다르고 유동성도 양호한 상황"이라며 "이 사태의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SVB 사태와 관련한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국내 영향 등을 점검했다. 회의엔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SVB 사태가 발생한 원인으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고강도 금융 긴축이 지속되면서 취약 부문의 금융 불안이 불거져 나온 경우"라고 판단했다.

SVB와 시그니쳐은행 사태에 대한 각국 정부의 움직임도 소개했다. 미국은 재무부와 중앙은행, 연방예금보험공사 등이 예금자 보호 및 유동성 조치를 긴급 발표했고, 영국 재무부는 HBSC의 SVB 영국지점 인수로 모든 은행 서비스를 정상 가동하고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방안을 강구 중이라는 것이다. 캐나다와 이스라엘, 인도 정부 등도 유사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주식시장은 미국 등의 대응조치 이후 외국인자금 유입 등으로 코스피뿐만 아니라 벤처기업이 다수인 코스닥도 소폭 반등했고, 국채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글로벌 긴축 전망이 약화되면서 국채금리가 큰 폭 하락했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국내 금융기관은 자산·부채 구조가 실리콘밸리 은행과 상이하고 전 은행이 유동성 비율이 100%를 초과해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충분한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했다. 또 "국내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 및 4대 공적연금, KIC, 우정사업본부 등 투자기관 등의 관련 은행들에 대한 익스포저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현 단계에서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세계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아직 통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시스템 불안요인까지 겹치면서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언급됐다.

추 부총리는 "관계기관 합동점검체계를 24시간 가동해 국내외 시장상황을 실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금융시스템 전반의 취약요인을 지속 점검·보완하는 한편, 필요시에는 관계기관 공조하에 신속히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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