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지금 충격과 혼돈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러시아가 정말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걸어 잠그고 에너지를 전략적 무기로 사용할 것이라고 아무도 쉽게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유럽연합 전역에 에너지 가격 상승을 시작으로 물가 인상 행렬이 이어졌고, 일반 사람들의 삶은 움츠러들었다. 전쟁 초기 러시아와 푸틴에게 쏠렸던 원망과 분노가 이제는 자국의 정치인들에게 향하고 있다.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았던 독일에서는 최근 에너지 전환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2월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쇼크 웨이브(Schockwellen)>는 에너지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한다. 특히 독일이 언제부터 러시아 천연가스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었는지를 추적하고, 2013년 이후 메르켈 정부가 근시안적으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했다고 고발하며 책임자들을 소환한다.
책은 ‘평화 프로젝트’로 여겨졌던 러시아와의 밀실 외교는 허울뿐이었고, 러시아 천연가스가 독일의 에너지 안보를 가로막는 ‘트로이 목마’와도 같은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저자인 클라우디아 켐페르트((Claudia Kemfert)는 독일에서 가장 저명한 에너지 경제학자로, 2004년부터 ‘독일 경제 연구소(DIW Berlin)’의 에너지, 운송 및 환경 부서를 책임지고 있다.
책의 제목이 ‘쇼크 웨이브’인 이유는 에너지 위기가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며, 곧 또 다른 거대한 위기의 파도가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발트해의 파이프라인이 폭발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이후 다른 모든 물가가 상승하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현재 상황이 첫 번째 쇼크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에너지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저 멀리 지옥의 묵시록을 연상시키는 더욱 엄청난 파도가 몰려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과학적인 새로운 발견과 해결책에 대해 아무리 자주 이야기해도 사람들은 그리고 정치인들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앞으로 닥칠 충격의 파도가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쇼크 웨이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세계 각국이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고, 동시에 평화와 공존을 위해 꺼져가는 기회의 작은 불씨라도 살려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당장’ 행동할 것을 호소한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교통 전환’이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 시스템에서 인간 중심의 도시 디자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열 전환’도 중요하다. 건물의 개조, 단열 그리고 다른 난방 방법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에너지 절약과 저장을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철강이나 시멘트와 같은 에너지 집약적 산업이나 중장비 산업 등을 위해 수소 에너지 저장 방식을 늘려야만 한다. 저자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현재 상황에서 국가, 지자체, 기업, 그리고 개인이 할 수 있는 행동강령을 소개한다.
에너지 위기로 인해 당장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결국 부유한 사람들도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충격은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가 무겁게 다가온다.
홍순철 북칼럼니스트·BC에이전시 대표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았던 독일에서는 최근 에너지 전환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2월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쇼크 웨이브(Schockwellen)>는 에너지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한다. 특히 독일이 언제부터 러시아 천연가스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었는지를 추적하고, 2013년 이후 메르켈 정부가 근시안적으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했다고 고발하며 책임자들을 소환한다.
책은 ‘평화 프로젝트’로 여겨졌던 러시아와의 밀실 외교는 허울뿐이었고, 러시아 천연가스가 독일의 에너지 안보를 가로막는 ‘트로이 목마’와도 같은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저자인 클라우디아 켐페르트((Claudia Kemfert)는 독일에서 가장 저명한 에너지 경제학자로, 2004년부터 ‘독일 경제 연구소(DIW Berlin)’의 에너지, 운송 및 환경 부서를 책임지고 있다.
책의 제목이 ‘쇼크 웨이브’인 이유는 에너지 위기가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며, 곧 또 다른 거대한 위기의 파도가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발트해의 파이프라인이 폭발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이후 다른 모든 물가가 상승하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현재 상황이 첫 번째 쇼크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에너지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저 멀리 지옥의 묵시록을 연상시키는 더욱 엄청난 파도가 몰려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과학적인 새로운 발견과 해결책에 대해 아무리 자주 이야기해도 사람들은 그리고 정치인들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앞으로 닥칠 충격의 파도가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쇼크 웨이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세계 각국이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고, 동시에 평화와 공존을 위해 꺼져가는 기회의 작은 불씨라도 살려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당장’ 행동할 것을 호소한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교통 전환’이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 시스템에서 인간 중심의 도시 디자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열 전환’도 중요하다. 건물의 개조, 단열 그리고 다른 난방 방법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에너지 절약과 저장을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철강이나 시멘트와 같은 에너지 집약적 산업이나 중장비 산업 등을 위해 수소 에너지 저장 방식을 늘려야만 한다. 저자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현재 상황에서 국가, 지자체, 기업, 그리고 개인이 할 수 있는 행동강령을 소개한다.
에너지 위기로 인해 당장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결국 부유한 사람들도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충격은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가 무겁게 다가온다.
홍순철 북칼럼니스트·BC에이전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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