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수(왼쪽)와 르네 마보안 교수(오른쪽)가 글로벌 경영전문지인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선정한 ‘선도적인 사상가(Leading thinkers)’로 꼽혔다. 두 사람은 2005년 공동 발간한 <블루오션 전략>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경영학계에 ‘블루오션 신드롬’을 일으킨 석학이다.
16일 학계에 따르면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최근 창간 100주년을 맞아 선도적인 사상가 4인을 선정했다. 김 교수, 마보안 교수를 비롯해 ‘선택과 집중’ 개념을 제시한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 ‘파괴적 혁신’ 이론을 만든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등이 꼽혔다.
이 매체는 이들이 “경영 방식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킨 학자들”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 교수와 마보안 교수가 도입한 블루오션 개념을 두고 “세계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친 전략”이라며 “극한 경쟁을 추구하는 제로섬(zero-sum)과 승패 패러다임을 넘어 상호 간 더 큰 경제적 효용을 창출할 수 있는 포지티브섬(positive-sum)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교수는 <블루오션 전략>을 통해 경영학계 흐름을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과 파괴적 혁신을 강조하는 기존 경영학 패러다임을 ‘신시장 개척’이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돌려놨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득실대는 시장(레드오션)이 아닌,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블루오션)을 창조하면 더 큰 이윤을 거둘 수 있다는 논리다.
<블루오션 전략>은 44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에서 400만 권 넘게 팔렸다. 한국에서도 42만 권 판매됐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최고의 경제경영서’, 같은 해 아마존이 발표한 ‘최고의 경제경영서 10’에 선정됐다. 김 교수와 마보안 교수는 블루오션 전략을 실천한 구체적 사례를 엮은 후속작 <블루오션 시프트>를 2017년 발간했다.
김 교수와 마보안 교수는 5월 2일부터 발간되는 새로운 저서 <비욘드 디스럽션(Beyond disruption)>을 통해 비파괴적 창조(nondisruptive creation)를 소개한다. 비파괴적 창조는 단어 그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시장을 무너뜨리며 혁신의 동의어처럼 사용됐던 ‘파괴’와 ‘중단’ 없이도 창조를 이뤄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들 교수는 비파괴적 창조를 통해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한다. 또한 블루오션처럼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을 창조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강조한다. 신간은 정식 발간에 앞서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선주문받고 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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