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6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완전 정상화에 합의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도발 수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어 양국의 안보 공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일은 2018년 후 중단된 안보정책협의회(외교안보 대화) 등 외교안보 분야의 협력도 재개할 전망이다.
지소미아는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정보 등을 공유하기 위해 2016년 11월 체결한 군사협정이다. 현재 가동되고 있지만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다. 앞서 일본은 2018년 한국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2019년 한국에 수출규제 조치를 내렸다.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응해 일본에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했다가 미국의 요구 등으로 종료를 유예했다. 이후 현재까지 협정의 불안정한 지위가 이어져 왔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면서 양국 정상은 이번에 지소미아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 북한은 한·일 정상회담 당일인 이날 오전에도 동해상으로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발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소미아 정상화 선언은 우리가 종료를 통보한 것을 철회하겠다는 것”이라며 “엄중한 상황 속에서 안보 정보 공유라는 게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자산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 간 중단된 외교안보 대화, 외교차관급 전략대화 등도 부활할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금까지 장기간 중단된 한·일 안보 대화, 차관급 전략대화를 조기 재개하고 고위급 한·중·일 프로세스를 조기에 재가동하는 중요성에 대해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한·일 외교·국방 분야의 국장급이 대표를 맡는 ‘2+2 외교안보 대화’는 양국이 직면한 안보 과제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정책 대화다.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여파로 2018년 3월 이후 중단됐다. 외교차관급 대화 역시 2014년 이후 중단됐다.
김동현/도쿄=오형주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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