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물렸다면 '희소식'…전문가들 "구조대 갑니다"

입력 2023-03-17 16:42   수정 2023-03-17 16:55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가 오는 3분기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증권업계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올해 1분기 급감하겠지만 주가는 업황 회복을 바라보고 선제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3분기 반도체 업황 회복”
17일 SK하이닉스는 6.33% 오른 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2.34% 오른 6만1300원에 마감했다. 원익IPS(9.95%), 한미반도체(8.4%), 하나머티리얼즈(7.89%) 등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98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은 SK하이닉스를 1333억원어치 사들였다. 개인은 순매도로 대응했다.

주가가 급등한 것은 반도체 업황 회복 시점이 오는 3분기로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기존 전망치는 4분기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반도체 수요량은 오는 3분기 270억개를 기록하며 공급량(265억개)을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해제하고, 반도체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는 ‘K칩스법’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증권사들 저점 매수 의견
회복 예상 시기가 앞당겨진 이유는 초과 공급 상태에서 생산을 늘리는 반도체 ‘치킨게임’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감산 불가를 내세웠던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감산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907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86% 줄어든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최악의 실적은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욕구를 촉발할 것”이라며 “이르면 2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투자 위험 대비 기대 수익이 높은 구간에 진입했다는 판단에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더 이상 나빠지기 힘들 때가 기회”라며 “반도체는 업황이 한번 돌아서면 2~3년간 호황이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공격적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 안정을 추구하면 삼성전자를 매수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순수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할 때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만, 회복시 반등도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업황도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가를 12만원으로 제시하고 ‘저점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KB증권은 반도체 소부장에서 원익IPS, 한미반도체, 두산테스나 등을 관심기업으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HPSP를 톱픽으로 제시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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