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급등세를 이어오던 2차전지주들의 주가가 17일 크게 떨어졌다. 증권가의 전망을 뛰어넘을 정도로 빠르게 급등한 배터리 관련주들이 벨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부담에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에코프로는 8.79% 내린 39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은 7.41% 하락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올해만 각각 263%, 113% 폭등하며 2차전지 장세를 이끌었던 종목이다. 포스코케미칼(-6.31%), 엘앤에프(-6.13%), LG화학(-3.84%) 등 다른 2차전지 소재주들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3.99%), 삼성SDI(-2.44%) 등 2차전지 제조사들도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모신소재(-8.5%), 피엔티(-3.15%) 등 2차전지 열풍에 수급이 쏠렸던 2차전지 관련 중견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기간에 급등한 2차전지주들에 대해 차익실현 매물이 대량으로 출회되며 주가가 급락했다는 해석이다. 2차전지주들이 그동안 증권가의 실적과 목표주가 추정치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수준으로 급등했던 만큼, 향후 주가 방향성을 전망하기는 어렵다는게 증권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실제 올해 초 증권사의 에코프로에 대한 평균 목표주가는 15만4000원이었지만, 현 주가는 목표주가보다 2.6배 높은 수준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왜 하필 지금 떨어졌는지 해석조차 어려운 주가 흐름"이라며 "작은 호재나 악재 뉴스에도 단기적으로 급등락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뇌동매매는 금물"이라고 말했다.
이날 급락은 전체 증시가 좋지않을때 폭등한 테마가 보이는 전형적인 순환매 장세의 특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증시 부진으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특정 섹터의 업황이 좋은 경우,그 분야에 대한 쏠림 현상으로 급등 후 급락이 나타난다"며 "실적이나 뉴스에 크게 관계없는 주가 변화인만큼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건 리스크가 높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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