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놓고 17일 여야가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본의 사과가 없는데도 윤 대통령이 관계 개선에 나섰다며 ‘굴욕 외교’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반일 선동’이라고 맞대응하며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이날 예정됐던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도 이 같은 갈등 속에 파행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노트북에 태극기와 함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달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를 문제 삼아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김병주 민주당 간사는 “한·일 정상회담으로 우리 자존심이 많이 상했고 굴욕적이었다”며 “굴욕적인 날에 태극기의 의미를 되새겨봐야겠다고 생각해서 걸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원식 국민의힘 간사는 “북한이 어제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죽창가 선동이 국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방위는 오는 23일 다시 전체회의를 열고 국방부 등의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 . 민주당은 이후 다른 상임위에서도 태극기 피켓을 걸기로 해 파행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도 올렸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에 조공을 바치고 화해를 간청하는 그야말로 항복식 같은 참담한 모습이었다”며 “윤석열 정권이 결국 일본의 하수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여당일 때도 반일 감정을 부추겨 선동만 하더니, 야당이 돼서도 반일 감정을 선동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과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린 윤 대통령의 선택은 역사가 제대로 평가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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