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제조업 기업심리 위축 등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조금씩 안정됐다. 올 1월엔 5.2%로, 2월엔 4.8%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을 발표할 때까지도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분위기는 이달 들어 바뀌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3월 물가 상승률이 4%대 초중반으로, 2분기엔 3%대로 내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린북에서도 물가 상승세 둔화를 거론한 것이다.
기재부는 경기에 대해선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정책 대응 방향 역시 경기 부양 쪽으로 더 기울어졌다. 지난달 그린북에서는 “수출·투자 활력 제고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했는데, 이달엔 “수출·투자 등 경제활력 제고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가 힘을 쏟겠다고 한 범위가 경제 전반의 활력으로 더 넓어졌다”며 “내수 활성화 관련 정책을 조만간 내놓을 수 있다는 여지를 주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도 9일 “민생 현장이 어렵기 때문에 소비가 좀 더 활성화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문제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또 그린북을 통해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 부문 금융 불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경제 체질 개선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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