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3월 20~24일) 국내 증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발(發) 금융시장 불안 속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강해질 전망이다. 물가와 금융안정 사이에서 미 중앙은행(Fed)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일단 Fed가 긴축 속도를 한 템포 늦출 거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2300~2450포인트(NH투자증권 기준) 내에서 오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7일 코스피는 2395.69, 코스닥은 797.39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전주(3월 13~17일) 증시는 SVB 파산 충격과 예상치에 부합한 물가지표 발표 속 변동성을 키웠다. 뉴욕 시그니처 은행까지 파산했다는 소식에 은행들의 연쇄 도산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세계적 투자은행인 크레디스위스(CS)에 유동성 위기까지 불거지면서 금융 불안이 재차 고조됐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자금 수혈 소식에 안도감이 퍼지면서 지수는 낙폭을 줄였다. 지난 17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0.97%, 코스닥지수는 1.46% 하락했다.
다만 여전히 금융시장 내 은행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당분간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또 한국시간으로 23일 새벽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가 결정된다. SVB 파산과 예상보다 높지 않았던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는 크게 후퇴한 상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강한 가운데 뉴스 플로우에 따라 등락을 반복할 공산이 크다고 판단된다"며 "FOMC 이후에는 그 내용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교보·키움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Fed가 다가오는 3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SVB 사태와 유럽 CS 유동성 우려 등 은행 불안이 높아지면서 금융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고 일부에선 인하 여지도 열어두는 상황"이라며 "키움증권 역시 은행발 불안에 따라 Fed가 이전보다는 매파적인 태도가 완화될 여지는 있겠으나 은행 불안에 대한 Fed와 정책당국의 신속한 대응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최근 은행권 위기 가능성이 대두된 데 대해 Fed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높은 상황인 만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 이후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클 가능성 존재한다"며 "Fed가 0.25%포인트 금리 인상과 더불어 금융 리스크를 경감시키는 방안을 제시한다면 주식 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동결 가능성을 전망했다. 이 증권사 허진욱 연구원은 동결 전망의 근거로 △SVB 사태가 시작되기 불과 하루 전까지도 파월 의장은 의회에서 '통화정책이 과도하게 긴축적이라는 어떠한 데이터도 없다'고 강조할 정도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 △이번 사태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어 아직 2차 충격이나 전염의 차단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이를 살펴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2월 FOMC 이후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미국 금융 여건의 악화 정도가 이미 약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에 상응하고 있어 금리인상의 시급성이 약화된 점 등을 언급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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