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독감에 걸린 두 살배기 아이까지 나흘 만에 숨지는 등 유행성 독감이 확산하고 있다.
봉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쓰촨성 청두에 거주하는 장모 씨의 두살 난 아들이 고열 등 독감 의심 증세를 보여 쓰촨대 화시 제2병원에 입원, 검사했지만 독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장씨의 아들은 입원 이후에도 고열이 가라앉지 않아 이튿날 재차 검사했으나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사흘째인 지난달 26일 새벽 심전도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위중한 증세를 보여 중증 환자 치료실(ICU)로 옮겨진 뒤 이틀 뒤인 28일 오후 1시께 숨졌다.
병원 측이 발급한 사망 진단서에는 사망 원인이 유행성 독감으로 기재돼 있었다. 장씨는 "숨진 아기의 형이 먼저 유행성 독감에 걸렸고, 아기의 증세도 형과 비슷했으나 병원의 진단만 믿었다가 날벼락을 맞았다"며 "병원 측의 부실한 검사와 늑장 진료로 살릴 수 있었던 아기가 숨졌다"며 병원 과실을 주장했다.
병원 측은 "규정에 따라 의료 절차를 준수하며 진료했다"며 "유행성 독감 증세가 악화, 단기간에 여러 장기 기능이 급속히 쇠약해져 살릴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쓰촨성 위생건강위원회는 조사팀을 병원에 보내 사망 경위 등 진상 조사에 나섰다.
올해 들어 중국의 독감 치료 지정병원의 독감 의심 증상 사례가 매주 10만건에 달하는 등 H1N1과 H3N2 형 독감이 확산하고 있다. 아동과 청소년 감염자가 유독 많아 항저우와 시안 등 여러 지역의 학교들이 독감 발생에 따라 휴업했다. 코로나19 감염처럼 중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은 가운데 독감용 신속 항원검사 키트가 불티나게 팔려 가격이 급등하고 품귀 현상도 나타났다.
산시(陝西)성 성도(省都) 시안시는 지난 8일 유행성 독감이 확산하면 생산·상업시설 폐쇄, 업무 중단, 발생 지역 봉쇄 등 '제로 코로나' 당시 시행했던 방역 통제에 나서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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