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兆) 단위 기업공개(IPO) 후보로 주목받아온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3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기업가치로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으로 국내외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바이오 기업 IPO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세대 면역 치료제 개발사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15~16일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6.7 대 1을 확보했다고 20일 공시했다. 563개 참여 기관 중 466개 기관(비중 65.5%)이 희망 공모가(1만6000~2만1000원) 하단보다 낮은 가격에 주문을 넣었다. 이에 주당 1만3000원에 최종 공모가가 결정됐다. 공모금액은 26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2861억원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단계에서 약 7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1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을 당시 희망 시가총액으로 3521억~4621억원을 제시하자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0일 SVB 파산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설까지 나오며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VB 사태가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든 만큼 다음 바이오 IPO의 결과가 공모주 시장의 투자심리 향방을 가늠할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주자는 에스바이오메딕스다. 줄기세포 기반 의약품 개발 기업이다. 오는 28~29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760억~1980억원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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