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위 기업의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이 지난해 1억2000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고물가가 다시 고임금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한국경제신문이 이날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시가총액 상위 20위 기업의 지난해 급여를 분석한 결과 직원 평균연봉이 1억2022만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평균연봉 1억1425만원 대비 597만원(5.2%) 올랐다.
상당수 기업이 연봉을 두 자릿수 인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10.0%), 삼성바이오로직스(16.5%), LG화학(16.5%), 기아(10.9%)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한 삼성전자(1억3500만원)는 6.3% 감소했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평균연봉 1억원을 넘어선 기업도 많았다. 현대자동차(1억500만원), 현대모비스(1억800만원), LG전자(1억1200만원) 등이다.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업계를 시작으로 2021년 이뤄진 사상 최대 수준의 연봉 인상이 지난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다시 임금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2021년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총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8.2%(개별 기준) 급증했지만,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14.7% 줄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인상폭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성 노동조합이 보호하는 대기업 정규직 위주의 높은 임금 인상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1000인 이상 기업의 임금 인상률은 5.6%에 달했지만, 300인 미만은 5.1%에 불과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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