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쌓인 무역수지 적자가 241억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정부 수립 이후 최대였던 작년 연간 무역적자 총액(478억달러)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2023년 3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통관 기준 309억4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액은 이 기간 21억3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7억8000만달러)과 비교해 23.1% 줄었다.
지난 1~20일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372억6900만달러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유(-10.3%)와 가스(-23.1%) 수입이 줄어든 결과다. 다만 석탄(19.4%)과 승용차(24.5%) 수입은 크게 늘었다.
수입보다 수출 감소폭이 더 큰 탓에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63억2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 무역적자 규모가 20억4700만달러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올해 교역 상황이 더 악화한 셈이다. 연초부터 3월 20일까지의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해 65억2400만달러에서 올해 약 네 배인 241억300만달러로 불어났다.
지난 1~20일 한국의 10대 수출 품목 가운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승용차(69.6%)뿐이었다. 나머지 9개 품목은 모두 수출이 줄었다. 특히 수출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 수출이 이 기간 44.7% 줄며 반토막 났다. 무선통신기기(-40.8%)와 컴퓨터 주변기기(-60.9%), 가전제품(-45.6%), 선박(-57%)의 수출 감소폭도 컸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 1~20일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는 21억9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2% 급감한 반면 수입은 9.1% 증가한 결과다. 대중 무역적자는 작년 10월부터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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