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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렸다. 최고금리는 종전과 동일하게 연 5.1%로 유지했다. 다만 제롬 파월 Fed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고 재확인했다.
'은행발 위기'를 감안해 금리 인상 속도는 조절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점을 고려해 연내 피벗(통화정책 전환)은 없다고 못박은 것이다. '비둘기적 성명서'와 '매파적 회견'으로 인해 뉴욕증시는 막판에 급락세를 보였다.
한·미 금리 차이 역대 최대에 근접
Fed는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연 4.50~4.75%에서 연 4.75~5.00%가 됐다. 연 3.5%인 한국 기준금리보다 1.25~1.50%포인트 높아졌다.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역대 최대였던 1.75%포인트에 가까워졌다.
Fed는 올해말까지 기준금리를 5.1% 으로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은행발 위기로 인해 기존에 나온 지난해 12월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FOMC 때 올해말 기준금리를 5.1%로 예상했다. Fed는 내년엔 기준금리가 4.3%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 전망치 올리고 성장률은 내리고
Fed는 또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물가상승률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미국 성장률은 0.4%를 기록한 뒤 내년에도 1.2%로 올라 것으로 봤다. 2025년에 1.9%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에선 올해 성장률이 0.5%를 기록한 뒤 내년에 1.6%로 오를 것으로 봤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3%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치는 3.1%였다.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 상승률도 3.5%에서 3.6%로 올렸다.
실업률 전망치는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올해 실업률은 4.5%를 유지한 뒤 내년에 4.6%로 올라 2024년까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엔 올해 실업률을 4.6%로 봤다.
'매' 파월의 한마디에 증시 급락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은행 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 금리 인상 중단 논의도 했었고 현재 신용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최근에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향후 금리인상폭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더 방점을 뒀다. 파월 의장은 "물가안정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올해말 까지는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중 금리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면서 "현재 연내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시장이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피벗 기대가 사라지면서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3대 지수 모두 성명서가 나오고 파월 의장의 회견 초반부까지만 해도 불확실성 해소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는 없다"는 파월 의장의 연이은 발언이 나오면서 뉴욕증시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다우지수는 1.63% 내린 32,030.11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1.65%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1.60% 떨어졌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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