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MZ(밀레니얼+Z세대)노조 협의체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두고 간담회에 나선다. 여야 모두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회와 잇따라 간담회를 가지면서 'MZ 노조'로 대변되는 MZ세대 끌어안기 경쟁에 나섰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진 의원(환경노동위 간사)은 오는 28일 오전 10시 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새로고침협의회와 더불어민주당 간담회를 갖는다고 24일 밝혔다.
여당인 국민의힘에 이어 야당까지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를 찾으면서 이들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새로고침 협의회는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노조,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등 상급 단체가 없는 10개의 MZ·사무직 노조로 구성된 협의체로 지난 2월 발족했다.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두고 혼란이 가중된 게 협의회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지난 6일 특정 주에 집중 근로를 하되 다른 주에는 몰아서 쉴 수 있는 내용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협의회가 "주 52시간제의 안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대 성명을 냈고 이를 기점으로 여론이 돌아섰다. 사실상 노동계와 정부 사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4일 근로시간 개편안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MZ 세대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콕 집어 요청하면서다.
이후 여당과 정부 모두 새로고침 협의회를 찾았다. 전면 재검토 지시 다음날인 15일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협의회 관계자들과 긴급 회동을 가졌고, 일주일만인 22일에도 재차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16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협의회 관계자들을 불러 개편안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치킨집에서 협의회를 불러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맥주회동'을 진행하고 끌어안기에 나섰다.
협의회가 실리 위주의 목소리를 내면서 대화 자체를 꺼리지 않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송시영 협의회 부의장은 임이자 의원이 개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근로시간 개편안은 일부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장시간 근로에 대한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며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발언했다.
송 부의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도 "대화를 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는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협의회의 존재감이 도드라지면서, 다수의 MZ노조가 협의회 가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월 협의회 발족 직후 기존 노동계 일각에서는 “(협의회가) 대기업·사무직 노동자 중심이라 전체 노동을 포괄하지 못한다” “이명박 정권 때 정부의 지원을 받았지만 몰락한 국민노총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며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번 근로시간 개편안을 둘러싼 논의 과정에서는 되레 MZ노조가 양대노총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결국 새로고침 협의회가 여야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양대노총의 ‘대안세력’이 될 가능성이 엿보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용희/ 양길성 기자 ky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