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발언에도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로 마무리했다. 금리인상이 5월 끝날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달러 약세로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수세로 돌아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SVB 사태의 여파가 아직 남은 만큼 ‘박스피’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0.31% 오른 2424.4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397.91까지 내려갔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상승세로 마무리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143억원, 기관은 2149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인은 4121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미국 Fed는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중 금리 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자 외국인 투자 심리가 살아나 국내 증시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지난 9~15일(5거래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953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최근 5거래일(16~22일)에는 664억원을 순매도하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전날 대비 29원40전 하락해 1278원30전까지 내려갔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월말 파월 의장이 SVB 사태를 예상 못하고 강경하게 나가면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갔다”며 “달러도 약세로 돌아서고 미국 기준금리도 5월 중 종료한다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은행들의 '뱅크런' 우려가 여전한 만큼 당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대차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지수가 5월 FOMC 전까지 2300~2500선을 오르내리는 장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도 코스피지수가 4월 까지 등락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정부가 빠른 조치를 취했지만 미국 금융기관들의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금융 위기로 가지 않는다는 우려들이 해소돼야 조정 받은 증시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