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진행된 대정부 질의에서 야당인 녹색·좌파 연합의 안젤로 보넬리 부대표는 가뭄 문제를 거론했다. 보넬리 부대표는 돌 두 개를 꺼내 멜로니 총리에게 “내가 이 돌을 어디서 가져왔는지 아느냐”며 “아디제강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서 직접 건져왔다”고 했다. 아디제강의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가뭄 문제가 심각한데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질타한 것이다. 아디제강은 이탈리아 포강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강이다. 보넬리 부대표는 가져온 돌에 대해 “적어도 수심 2m 깊이에 잠겼을 돌”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걸어서 가져올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질타했다.
멜로니 총리는 “아디제강에서 가져온 돌은 매우 흥미롭다”며 “다만 내가 아디제강을 5개월 만에 마르게 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모세가 아니다”며 “내겐 그럴 힘이 없다”고 강조했다. 멜로니 총리가 빗댄 모세는 바다를 갈라 마른 땅이 드러나게 한 성경 속 인물이다. 멜로니 총리가 모세를 들고나온 건 가뭄 문제는 과거 정부의 잘못이고, 집권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은 자신에게 책임을 묻는 게 부당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멜로니 총리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다시 말하지만 난 모세가 아니고, 그럴 힘이 없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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