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동산 "무죄인데 왜 살인 인상 주나" vs MBC "진실 부합"

입력 2023-03-24 12:59   수정 2023-03-24 13:04



협업마을 '아가동산' 측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방송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한 가처분 신청 사건이 다음 달에 결론이 날 예정이다.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수석부장판사) 심리로 아가동산과 해당 단체를 이끄는 김기순 씨가 MBC와 연출자인 조성현 PD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심문 기일이 열렸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다음 달 7일까지를 자료 제출 기한으로 하고 결정은 그 이후에 하겠다"고 밝혔다.

아가동산 측은 "이 프로그램은 (김기순이) 사이비 종교 단체 교주이자 살인범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들게 한다"면서 "그러나 이는(김 씨가 신도를 살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넘어서 무죄가 확정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20여년도 지난 사건이고 과거 선정적인 언론보도와 검찰의 언론 플레이를 보여주는 건 (옳지 못하다)"며 "피해자 시신 등 살인 혐의에서 어떠한 증거도 나온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MBC 측은 프로그램 저작권을 넷플릭스에 넘겼기 때문에 자신들은 방송 중단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나는 신이다'에서 공개된 내용에 대해 "진실성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MBC 측은 "이 프로그램은 김기순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며 "사건 당시 종교인들의 허위 증언 및 집단 폭행 같은 아가동산 안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아들의 죽음을 용인하고, 부모가 딸에 대한 집단폭행 지시를 이행하고, 월급 없이 노동하고 권리를 찾지 않는 것, 이것이 아가동산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도 심문 중 아가동산 측 법률대리인에게 "(가처분 신청을) 넷플릭스를 상대로 해야지, 제작자인 문화방송이나 조 PD 상대로 가처분을 구하기는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아가동산 측 대리인은 넷플릭스 계약서에 이런 상황에 대비한 처리 조항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MBC의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MBC와 넷플릭스의 사이의 저작권 관련 계약서를 내달 7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아가동산 측이 MBC와 조성현 PD, 넷플릭스 미국 본사를 상대로 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사실도 확인됐다. 해당 민사 소송은 공판기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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