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경찰의 수사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한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자체 제작한 모든 콘텐츠를 삭제하기로 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누누티비는 국내 OTT 및 오리지널 시리즈 콘텐츠를 일괄 삭제하겠다고 공지했다.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티빙, KT 시즌 등 그 외 기타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가 해당된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콘텐츠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누누티비 측은 "국내 OTT 피해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하며 앞으로 자료 요청 또한 국내 OTT 관련된 모든 자료는 처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1년 개설된 누누티비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 OTT 콘텐츠와 드라마, 영화 등을 불법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이트다. 여러 차례 접속차단 조치에도 주소를 우회하며 운영을 지속해왔다.
업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달 3일 기준 누누티비의 총 동영상 조회수는 약 15억3800회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국내 OTT보다 높은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추산된 피해액만 약 5조원에 달한다.
이에 국내 영상업계는 누누티비로 대표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대응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무차별적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해 지난 8일 누누티비에 대한 형사 고소에 나섰다. 협의체에는 MBC·KBS·CJ ENM·JTBC 등의 방송사, 영화제작사 및 배급사들로 구성된 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회, 방송·영화콘텐츠 전문 제작스튜디오 SLL, 웨이브·티빙 등이 참여 중이다. 지난 16일에는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수사에 착수했다.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안상필 MBC 법무팀 차장은 "국내와 해외 영상의 저작권자와 단체까지 포괄하는 협의체를 발족해 영상 무단 이용과 저작권 침해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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